템테이션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바비도 무관심한 이 세상에서
자기 흔적을 남기려 애쓰며 희망을 품고 여행하는 사람이었다.
'신이 가끔 얼간이한테 미소를 보낼 때도 있구나.'
시나리오에서는 말을 적게 할수록 이야기를 많이 전달할 수 있다.
대사는 간단하고 간략하게 쓰고 화면이 이야기를 전달하게 해야 한다.
영화는 화면으로 말하는 매체다.
화면이 있는데 말을 많이 하는 건 쓸데없는 짓이다.
"퍽이나 은근하더라.
그리고 샴페인 킹사이즈는 뭐야?
여기가 버거킹이야?"
만족스러웠지만 다시 타자해 읽게 되면,
읽자마자 더 수정하고 싶으리란 걸 잘 알고 있었다.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사람이 원하는 걸 다 가지게 되면 심하게 비뚤어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
"아니, 개자식에게는 내 감정의 칼이 무뎌지지 않아."
"그런 몹쓸 말에 대꾸하고 싶지 않아."
"뭐, 겸손은 미덕이지만 제가 작가들에 대해 한 가지 아는 게 있다면
대개 자기에 대한 의심과 오만으로 뭉친 존재들이라는 사실이에요.
그런데 오만이 더 두드러지기 마련이죠."
"하지만 아침에 잠에서 깨어나 텅 빈 하루를 마주할 경우
누구나 자존심 한 숟가락을 먹어야 기분이 좋아지지 않나요?"
"듣기 좋은 말을 잘하시네요."
"상대를 기분 좋게 만드는 건 좋은 일이죠."
"하지만 줄곧 그런 대화를 이어가다 보면 생동감이 없잖아요."
"상대의 심사를 건드리는 놀이를 좋아하시는군요."
"마음에 드는 상대한테만 그래요."
누구나 가십을 좋아하지만 어디까지나 자신이 주인공이 되지 않았을 때의 이야기다.
'미숙한 시인은 흉내를 내고, 성숙한 시인은 표절한다.'
-Thomas Stearns Eliot-
(T.S. 엘리엇)
긴 정적.
나는 순간, 엘리베이터 없는 엘리베이터 수직 통로 안에 들어와 있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뇌관에 불붙은 폭약을 쥐고 있는 꼴이고......"
하지만 지붕 위에 올라가면 다음으로 갈 곳은 바닥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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