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56 19.05.04 _ 5번 버스 19.05.04 _ 5번 버스 버스 안에서 앉아 있는데, 앞자리에 앉아 있는 다섯 여섯살 정도로 보이는 어린아이가 자신 옆자리에 앉은 엄마에게 질문을 했다. "엄마, 이빨 다 빠지면 임플란트 하는 거야?" 자연스럽게 시선은 아이의 엄마에게로 옮겨졌다. 아이 엄마의 외모를 보면, 아직 30대 초중반 정도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임플란트하기에는 매우 젊어 보이는 나이였다. 하지만 아이들은 자주 어른들을 당혹게 하는 질문을 하기 마련이다. 아이의 엄마 대답은 짧았지만 강렬했고, 어딘가 모르게 씁쓸했다. ",,,응." 2020. 12. 14. 어느 날 누군가 어느 날 누군가 어느 날 누군가 와서 일을 도와준다. 일은 신기하게도 번성하고 잘 되어간다. 그 누군가는 정말 바르고 올곧은 사람이다. 하지만 그 누군가에 대해서 아는 것은 하나 없다. 그 누군가의 가족도, 살아온 환경도, 그 무엇 하나 알 수 없다. 그 누군가가 궁금하지만 물어보지는 않았다. 2020. 12. 13. 19.05.03 _ 1호선 _ 신도림역 19.05.03 _ 1호선 _ 신도림역 50대로 보이는 남성은 책을 보고 있다. 그 옆자리에 70대로 보이는 할아버지가 앉아있는데, 스마트폰을 열심히 터치하고 있다. 젊게 사는 건 누구일까? 2020. 12. 12. 한의사 한의사 한의원에 있는 한의사, 한약을 지어주고 많은 사람의 원기회복은 물론, 병도 치료해준다. 오늘도 한의원에는 진료받을 환자들로 가득하다. 아이러니한 것은 정작 본인을 위해 지은 한약은 잘못 지었는지 머리숱이 많이 없었다. 젊은 한의사인데도 말이다. 유전적인 이유일까? 후천적인 이유일까? 2020. 12. 11. 19.04.30 _ 1호선 19.04.30 _ 1호선 빈자리를 찾는 듯한 눈빛. 내게 등을 보인 채 맞은편 의자 앞에 서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나와 눈을 여러 차례 마주칠 정도로 고개를 가만두지 못했다. 한쪽 어깨에 멘 가죽 가방에서 계속해서 동그란 모양의 계란 과자를 꺼내먹고 있다. 자주 음식을 흘려 먹는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그녀가 서 있는 주변 바닥에는 과자 부스러기가 다른 바닥과는 확연히 비교될 정도로 지저분하다. 입술의 주름이 제 기능을 잃은 듯하다. 그리고 드디어 빈자리를 찾았는지 자리를 옮긴다. '이제는 앉아서 먹겠지?'라는 생각을 하는 순간, 청소하시는 아주머니께서 바닥에 떨어져 있는 과자 부스러기들을 쓰레받기에 쓸어 담고 지나가셨다. 그러면서 그녀와 과자 부스러기에 대한 내 생각과 시선도 분산됐다. 마치 청소하시는 .. 2020. 12. 10. 19.04.29 _ 1호선 19.04.29 _ 1호선 40대 중반으로 보이는 여성. 손에 자글자글한 주름이 그녀의 나이를 말해준다.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느껴질 만큼 밝고 남성적인 느낌을 주는 운동화를 보면 그녀의 의상 차림 중 잘못된 부분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반쯤 콧등 밑으로 내려와 얹혀있는 안경과 두 손에 들려있는 책과 펜을 보고 드는 생각은 '학구열 넘치는 엄마'라는 이미지였다. 무언가를 배우는 데 있어서 나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2020. 12. 7. 노동자 노동자 모자를 쓰고, 팔뚝까지 흰색 시멘트 가루가 묻었는지 손끝은 유난히 하얗다. 팔목에 찬 시계에도 흰색 가루투성이이다. 그리고 그 손으로 초록색 가방을 껴안고 있었다. 당연히 초록색 가방에는 흰색이 더해졌다. 전철에서 내가 본 사람들의 모습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이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 사람의 손이 선명하게 기억 속에 여전히 남아있다. 2020. 12. 6. 학원차 학원차 매일 밤 10시 30분쯤, 아마도 그때가 맞을 것이다. 퇴근을 하고 집으로 가는 밤길에 항상 학원 차가 있다. 차 안에서는 늘 은은한 빛이 난다. 다름이 아니라 기사 아저씨가 휴대폰을 보고 있는 것이었다. 내가 퇴근하는 곳도 학원이다. 퇴근도 하고 귀가할 시간인데도 늘 학원 차에 앉아계시는 기사 아저씨를 보고 의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집에 못 들어가는 사정이 있는 것일까? 2020. 12. 1. 신발가게에서... 5월 11일~14일 신발가게에서... 5월 11일~14일 #1 "손님, 찾으시는 상품 있으신가요?" "제 남편 찾아요." 조금 큰 신발가게라지만 손님의 이런 대답은 처음이었다. 소설이나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장면, 그 순간, 그 손님의 모습은 아이의 엄마가 아닌 사랑하는 남자를 찾는 여인의 모습 같았다. 아니 분명했다. #2 "손님, 찾으시는 사이즈 있으신가요?" "..." 손님은 2초 정도 대답이 없었다. 대답이 없기에 자리를 뜨려는 순간, 손님은 뒤늦게서야 직원을 쳐다봤다. "네," '이 경우는 뭐지? 못들으신건가?'하는 순간, 긴 생머리의 여자 손님의 머리카락 뒤에서 이어폰이 나왔다. #3 "여기에 접착제 팔아요?" "아니요. 손님, 여긴 신발가게 입니다." "그럼 위층이나 아래층에는 안파나요?" "잘 모르겠습니다. 손.. 2020. 9. 11. 이전 1 ··· 3 4 5 6 7 다음